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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화 리뷰

카페 벨 에포크 컨셉부터 결말까지 현실적인 영화

주말 최애 프로그램인 동물농장출발 비디오여행.
출발 비디오여행에서 몇 주째 연속으로 소개되고 있는 '카페 벨 에포크' 를 주말에 시간내어 봤다.

결론은? 현실적인 만족감이 큰 영화. 
시간여행에 기반한 영화지만 터무니없는 장치나 원리를 알 수 없는 마법의 힘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카페 벨 에포크>는 시간여행 설계자가 주인공이 말한 과거의 한 순간을 '세트장'으로 구현하여 주인공을 세트장 중심에 데려다 놓는다. 영화 속 주인공도, 설계자도, 그리고 이를 모두 지켜보고 있는 관객까지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모두 '가짜' 임을 안다. 하지만 주인공의 일렁이는 감정의 결을 따라 관객들도 모두 과거의 한 순간에 빠져들게 한다. 

만약 당신 삶의 특별한 순간을 다시 경험할 수 있다면? 어떤 순간을 선택하실 건가요? 

카페 벨에포크

<카페 벨에포크>영화는 영화의 주인공인 빅토르가 자신의 아내와 함께 저녁식사 파티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기다린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는 그들의 위치만큼이나 그들의 마음도 떨어져보인다. 

빅토르는 과거 꽤 이름을 알린 삽화가였지만, 아무도 삽화가를 찾지 않는 시대에 일자리를 잃고 하는 일도 없이 메말라버린 열정으로 무료한 일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빅토르의 아내인 마리안느는 그와는 반대로 변하는 시대에 맞춰 열정적으로 살고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빅토르와의 결혼 생활에 불만을 품고 있으며, 빅토르의 상사이자 친구인 프랑소아와 바람을 피는 중이다. 결국 쌓였던 불만이 폭발한 어느 날, 한바탕 집에서의 소란 이후 마리안느는 빅토르를 집에서 내쫓는다.

집에서 쫓겨나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었던 빅토르는 아들과 아들의 친구인 앙투안이 초대한 '시간여행' 에 응하기로 한다. 앙투안은 어렸을 적 자신이 도움을 받았던 빅토르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고, 이에 자신이 하는 사업인 '시간여행' 티켓을 빅토르에게 보낸 것이다.

앙투안은 과거나 역사적인 한 순간을 그대로 재현내길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맞춰 직접 그 순간을 그대로 만들어내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하룻밤에 천만불 비용인데, 부유층에게 인기가 높아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있었다.

카페 벨에포크

빅토르는 자신의 첫사랑이자 지금의 아내를 만났던 40년 전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재현하고자 한다. 그는 아무 생각없이 앙투안의 사전 인터뷰에 응하지만, 그 후 그가 도착한 세트장은 첫사랑을 만났던 40년 전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마법같은 장소였다. 

없어져버렸던 호텔의 카페, 그리고 담배연기로 흐릿한 그 때의 실내 전경, 히피족 패션의 사람들.. 

모든 것이 가짜인 것을 알면서도 시간여행의 설계자인 앙투안의 완벽한 설계 덕분에 그 상황과 분위기에 매료되어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시작하는 빅토르. 그리고 그 곳에는 꿈에 그리던 40년 전의 마리안느..를 연기하는 배우 마고도 있다. 

빅토르는 그의 첫사랑 역을 하는 배우인 '마고' 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점점 더 감정이 생긴다. 하지만 배우 '마고'는 설계자인 앙투안과 연애와 헤어짐을 반복하고 있는 사이. 이 둘 사이에 쌓이는 감정을 눈치챈 앙투안과 점점 마고에게 빠지는 빅토르의 모습이 위태롭기만 하다.  

카페 벨 에포크 리뷰 #결말 #스포 있습니다. 

시간여행의 설계자인 앙투안은 완벽한 설계에 대한 집착과 강박관념이 보이는데, 이로 인해 그의 여자친구이자 세트장에서 빅토르의 첫사랑 역할을 하는 마고와 수시로 불화가 생기기도 한다. 

카페 벨에포크

사실 앙투안의 집착에 가까운 완벽한 세트 구현에 대한 열망은 원래의 성격도 있지만 빅토르에게 완벽하게 과거의 열정을 떠올려주고 싶은 데서도 기인한다. 과거 빅토르에게 도움을 받았던 앙투안이 처음 빅토르를 만났던 당시 느꼈던 그의 열정과 행복을 그대로 구현해주고 싶은 열망이 담긴 결과였다.

하지만 마고와 빅토르가 실제로 서로 간 감정이 생기는 듯 하자 감정기복이 심한 앙투안은 하루 아침에 여배우를 교체하고 마고에게 또 다른 연기를 지시하는 등 갈등과 깨우침의 매개채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열심히 뛴 앙투안의 감정 기복 덕분에 빅토르는 현실을 깨닫고 마리안느를 찾아간다. 마리안느의 바람도 알게되지만 그는 길길이 날뛰는 대신 오히려 침착하게 마리안느에게 시간 여행과 마고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준다.

카페 벨에포크

시간여행으로 인해 가슴에 울렁이는 무언가를 발견한 빅토르와 그를 알아본 마리안느의 결말은 행복하게.. 끝이 난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지않고 현재를 열정적으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빅토르에게, 지금의 마리안느는 40년 전 자신을 열렬히 사랑했던 마리안느가 아닌 자신의 친구와 바람을 폈던 마리안느이기에. 마지막 마리안느가 떨어뜨린 스카프를 주우러가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시간여행이 단순히 빅토르의 과거의 열정을 깨웠다기보다는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 열정을 깨워 준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가 찬란했을수록, 빛났을수록, 현재의 일상이 무료하고 재미없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도 소중하며, 현재가 결국 다가올 미래를 만들테니 지금 이 순간이 또 다른 빛나는 미래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 일깨워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