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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영화 속 세상

[아가씨] 박찬욱 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인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아가씨
낭독회 녹화 장면

낭독회 장면은 김민희가 낭독을 하는 장면과, 신사들이 모여서 낭독회를 듣는 장면이 모두 별개로 촬영되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신사들을 모두 점잖아 보이는 사람들로 캐스팅했는데요. 
겉모습은 번지르르한 굉장한 학술 모임같아 보이지만, 실상은 모여서 변태적인 성향을 공유하는 모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문소리의 캐스팅 비화

영화 아가씨

문소리는 원래 영화의 오디션 심사위원 중 한명이었습니다.
히데코의 이모 역할을 두고 고심 중일 때, 문소리가 선뜻 자신이 이모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특별 출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별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를 뽐내는 모습으로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박찬욱 감독 아버지의 글씨

히데코가 종이에 자신의 이름을 써서 문맹인 숙희에게 보여주는 장면 속 글씨는 박찬욱 감독의 아버지가 쓴 글씨라고 합니다. 

 여배우들을 배려한 무인촬영

영화 아가씨

히데코와 숙희가 함께 밤을 지내는 씬을 촬영할 때는 두 배우만 카메라와 조명세팅이 끝낸 방에서 무인 조정을 통해 촬영했다고 합니다. 
가끔 동시 녹음을 위한 붐맨이 필요했는데 이 또한 여성 붐맨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촬영장 한 켠에 쉴 수 있는 공간을 두고 향초와 와인을 세팅해두는 등 배우들이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합니다. 

조진웅이 어린 히데코와 이모의 얼굴을 짓누르는 씬

어린 히데코와 이모가 책을 낭독하다가 웃을 때, 원래는 조진웅이 얼굴을 때리는 연출이었습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조진웅의 손가락이 긴 것을 이용해 얼굴을 짓누르는 것이 더 모욕적이라 생각해 연출을 바꿨다고 하는데요.
막상 마음이 약한 조진웅은 자신이 손으로 얼굴을 짓누르는 장면을 연기하는 것을 꺼려했고,
이에 문소리의 제안으로 조진웅은 어린 히데코 역을 맡은 아역과 문소리의 얼굴에 손을 얹어만 놓고 문소리와 아역 배우가 직접 얼굴을 열심히 흔들어서 찍었다고 해요.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노력이 모두 돋보이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원래의 남장은 숙희 역이었다.

히데코와 숙희가 도망을 칠 때, 남장은 원래 숙희가 하려고 했으나 
남장 역할을 한 김태리의 모습이 꼭 학예회 분장을 한 것 처럼 보여 김민희로 교체되었습니다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감독의 노력

영화 아가씨

박찬욱 감독은 숙희와 히데코를 보고 누가 남자역할이냐? 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두 역할 모두에게 여성적인 모습과 남성적인 모습을 배분했습니다.
담장을 씩씩하게 넘으면 남성적인가? 남장을 하면 남성적인가? 능동적이고 때려부수는 행동을 하면 남성적인가? 두 배우들의 행보로 계속해서 이런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문어는 CG

영화 아가씨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거대 문어에 대한 궁금증도 많으실텐데요.
실제 문어를 촬영 후에 확대해서 CG로 덧입힌 것이라고 합니다. 

어린아이같은 히데코를 위한 연출

히데코는 남에게 들을 말을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데요.
이는 히데코가 낭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용하는 버릇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남의 말을 옮겨쓴다는 점은 아이처럼 의존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성격의 소유자임을 드러내는 설정이라고 합니다. 

히데코와 숙희

히데코는 주변환경 때문에, 혹은 태어날 때부터 남자를 사랑할 수 없는 사람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숙희 역시 마찬가지기 때문에 백작을 만났을 때도 모든 여자들이 백작을 좋아하면서 반기지만, 숙희는 별 반응이 없습니다.
하지만 히데코를 처음 만났을 때는 "옘병 예쁘면 예쁘다고 미리 말해주지" 라는 속마음이 들리지요.